주 1회 밀프렙 장보기를 한 달 해봤더니 식비가 달라졌다
퇴근길마다 마트에 들르면 필요한 것만 살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장바구니에는 할인 빵, 예정에 없던 소스, 바로 먹을 간식이 자꾸 더해졌고 정작 밀프렙에 쓸 채소는 냉장고에서 시들었습니다. 그래서 한 달 동안 주 1회 밀프렙 장보기만 해보기로 했습니다.
실험 전 한 달 식비는 배달 음식과 외식을 제외하고 약 31만 원이었습니다. 주 1회 장보기로 바꾼 뒤에는 약 24만 원을 썼습니다. 단순히 저렴한 재료만 고른 것이 아니라, 한 재료를 여러 끼에 겹쳐 쓰는 방식으로 낭비를 줄인 결과였습니다.
첫 주에는 장보기 횟수만 줄이면 될 줄 알았습니다
목록 없이 간 첫 장보기의 실패
첫 토요일에는 닭가슴살, 달걀, 두부, 현미밥, 브로콜리를 넉넉하게 담았습니다. 건강한 재료를 많이 사두면 자연스럽게 다이어트 식단이 완성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결제 금액은 약 7만 8천 원이었고, 평일에 추가로 우유와 과일을 사느라 1만 6천 원을 더 썼습니다.
문제는 메뉴가 아니라 수량이었습니다. 브로콜리 두 송이와 샐러드 채소 500g을 동시에 샀더니 목요일부터 잎이 물러졌습니다. 닭가슴살은 충분했지만 곁들일 재료가 먼저 상해 결국 배달 샐러드를 주문했습니다. 밀프렙의 기본 개념처럼 미리 식사를 준비하는 일은 단순히 음식을 많이 만들어 두는 것이 아니라, 먹을 시점까지 고려해 계획하는 작업이라는 점을 체감했습니다.
첫 주 폐기량을 주방저울로 재보니 채소와 버섯을 합쳐 약 430g이었습니다. 금액으로는 크지 않아 보여도 두 끼 분량이 사라진 셈입니다. 장보기 횟수만 줄이고 소비 순서를 만들지 않으면 냉장고가 작은 창고로 바뀔 뿐이었습니다.
- 좋았던 점: 평일 마트 방문이 줄어 충동구매가 눈에 띄게 감소했습니다.
- 아쉬웠던 점: 단백질 식품에 집중해 채소의 실제 소비 속도를 놓쳤습니다.
- 바꾼 점: 먹고 싶은 메뉴가 아니라 냉장고에 머무는 날짜를 기준으로 목록을 다시 작성했습니다.
- 첫 주 비용: 정기 장보기와 추가 구매를 합쳐 약 9만 4천 원이 들었습니다.
일주일치 식재료를 산다고 해서 모든 재료가 일주일 내내 신선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빨리 무르는 재료는 주 초에, 단단한 재료와 냉동 식품은 주 후반에 배치하면 됩니다.
둘째 주부터 식재료에 출전 순서를 붙였습니다
신선도에 따라 월요일과 금요일 메뉴를 나누기
둘째 주에는 식재료 목록 옆에 ‘초반’, ‘중반’, ‘후반’을 적었습니다.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어린잎, 숙주, 생버섯처럼 수분이 많고 빨리 변하는 재료를 먹었습니다. 수요일 이후에는 당근, 양배추, 양파, 냉동 브로콜리처럼 비교적 오래 보관되는 재료를 사용했습니다.
이 방식은 식단의 다양성도 높였습니다. 같은 닭다리살이라도 주 초에는 어린잎과 곁들여 샐러드볼로 먹고, 주 후반에는 양배추와 볶아 현미밥 위에 올렸습니다. 주재료 하나에 조리법 두 개를 배정하니 같은 음식을 연속해서 먹는 지루함이 덜했습니다. 체계적인 식단 구성의 의미는 식단 관련 지식백과 설명도 함께 참고했습니다.
제가 실제로 가장 편하게 운영한 조합은 단백질 2종, 탄수화물 2종, 채소 5종이었습니다. 한 번에 메뉴 일곱 개를 정하는 대신 재료 조합만 바꾸니 장보기 목록이 짧아졌습니다. 가족 수나 활동량에 따라 양은 달라져야 하지만, 혼자 먹는 사람이라면 신선 채소를 욕심껏 담기 전에 3일 안에 먹을 수 있는지부터 묻는 편이 안전합니다.
- 초반 재료: 어린잎, 깻잎, 숙주, 생버섯을 월요일부터 수요일 사이에 사용합니다.
- 중반 재료: 오이, 애호박, 파프리카는 수요일과 목요일 메뉴에 배치합니다.
- 후반 재료: 당근, 양배추, 양파, 냉동 채소는 금요일 이후까지 남겨도 활용하기 편했습니다.
- 비상 재료: 냉동밥, 달걀, 참치 통조림은 일정이 틀어진 날 한 끼를 복구하는 용도로 남겼습니다.
한 재료를 두 메뉴에 연결한 실제 조합
둘째 주 장바구니에는 닭다리살 600g, 두부 두 모, 달걀 10개, 현미와 귀리, 채소 다섯 종류, 사과 네 개를 담았습니다. 구매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제가 방문한 마트 기준 약 6만 4천 원이었습니다. 파프리카는 닭고기 볶음과 두부 덮밥에 절반씩 사용했고, 양배추는 볶음과 달걀말이에 나눠 넣었습니다.
장점은 남는 자투리가 줄었다는 점이고, 단점은 한 재료를 싫어하면 여러 메뉴가 동시에 흔들린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양배추 식감에 질렸다면 억지로 계속 볶기보다 식초와 소금을 더해 가벼운 절임으로 바꾸는 편이 낫습니다. 재료를 반복하되 맛과 식감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 한 달을 버티게 한 핵심이었습니다.
- 닭다리살은 구이와 채소볶음으로 나누어 조리했습니다.
- 두부는 간장조림과 으깬 두부 덮밥에 활용했습니다.
- 양배추는 생채, 볶음, 달걀말이 속으로 형태를 바꿨습니다.
- 사과는 간식으로 먹고 일부는 요거트 토핑으로 사용했습니다.
셋째 주에는 식비보다 조리 피로가 먼저 보였습니다
싼 재료를 사도 손질이 버거우면 다시 배달을 찾습니다
셋째 주에는 비용을 더 줄이려고 통곡물, 통채소, 대용량 고기를 골랐습니다. 계산대 금액은 약 5만 8천 원으로 내려갔지만 일요일 손질 시간이 두 시간을 넘었습니다. 곡물을 불리고, 고기를 나누고, 채소 여섯 종류를 씻다 보니 저녁에는 정작 먹을 힘이 없었습니다.
이때부터 가격표의 숫자만 보지 않고 손질 시간까지 포함한 체감 가격을 따졌습니다. 세척 채소가 일반 채소보다 1천~2천 원 비싸더라도 야근이 예정된 주에는 오히려 배달 주문을 막아줬습니다. 반대로 시간이 넉넉한 주말에는 통채소를 골라 직접 손질하는 편이 경제적이었습니다.
밀프렙은 한 번에 일주일분을 완제품으로 만들 필요가 없었습니다. 밥은 소분 냉동하고, 고기는 밑간까지만 하며, 채소는 용도에 맞춰 자르는 ‘반조리 상태’가 제 생활에는 더 잘 맞았습니다. 완성된 음식 다섯 통보다 밥·단백질·채소를 따로 준비해 두니 약속이 생겨도 폐기 부담이 작았습니다.
- 직접 손질이 유리한 것: 양파, 당근, 양배추처럼 단단하고 쓰임이 많은 채소
- 손질 제품이 편한 것: 어린잎, 샐러드 믹스, 단호박처럼 세척이나 절단이 번거로운 재료
- 냉동이 실용적인 것: 브로콜리, 시금치, 혼합 채소처럼 가열 조리에 주로 쓰는 재료
- 소포장이 나은 것: 드레싱, 견과류, 향신 채소처럼 소비 속도가 느린 품목
장보기 비용을 5천 원 줄이려고 준비 시간을 한 시간 늘렸는데 그 때문에 배달을 주문했다면 절약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내 일정에 맞는 편의 식재료도 건강식단을 지속시키는 도구입니다.
한 달 기록에서 확인한 장점과 불편
네 번의 정기 장보기와 두 번의 소액 보충 구매를 합친 금액은 약 24만 원이었습니다. 이전보다 약 7만 원 줄었지만, 모든 사람에게 같은 절감 폭이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기존에 외식 비중이 높았는지, 온라인 대용량 구매를 하는지, 가족과 재료를 공유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분명한 장점은 평일 저녁의 선택 피로가 줄었다는 점입니다. 반면 토요일에 일정이 생기면 장보기와 조리가 함께 밀리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정기 장보기 요일을 고정하되, 토요일을 놓치면 일요일 오전으로 옮기는 예비 시간대를 만들었습니다.
- 장점: 충동구매와 식재료 중복 구매가 줄었습니다.
- 장점: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파악하기 쉬워졌습니다.
- 단점: 장보기 전 메뉴를 생각하는 데 약 15~20분이 필요했습니다.
- 단점: 주말 일정이 바뀌면 일주일 식사 계획도 함께 조정해야 했습니다.
- 주의점: 할인 대용량 상품은 실제 소비량을 확인한 뒤 골라야 했습니다.
일주일치를 사면 채소가 상하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보관 기술보다 먼저 구매량을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한 달 후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일주일치를 한 번에 사면 채소가 상하지 않나요?”였습니다. 제 답은 보관 용품보다 구매량 조절이 먼저라는 것입니다. 첫 주에는 밀폐용기와 키친타월을 잘 써도 먹을 수 있는 양보다 많이 샀기 때문에 결국 남았습니다.
둘째 주부터는 채소를 ‘몇 봉지’가 아니라 ‘몇 끼’로 계산했습니다. 1인 기준으로 샐러드 채소 한 봉지를 세 끼에 먹을 생각이라면, 실제로 샐러드를 먹을 날이 세 번 있는지 일정표부터 확인했습니다. 회식이나 외출이 이틀 잡혀 있다면 7일치가 아니라 5일치만 사는 방식입니다. 월 단위 계획이 필요할 때는 월식단표의 구성 방식을 참고해 반복 가능한 식사 틀을 잡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보관할 때는 씻는 편이 좋은 채소와 씻지 않는 편이 나은 채소를 무조건 같은 방식으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샐러드 잎은 물기를 충분히 제거해 키친타월과 함께 넣고, 버섯은 물에 미리 씻지 않은 채 종이봉투나 통풍되는 포장 상태로 두었습니다. 손질한 파프리카와 당근은 마른 용기에 넣되 물기가 보이면 바로 닦았습니다.
- 장보기 전: 외식, 회식, 약속을 빼고 실제 집에서 먹을 끼니 수를 셉니다.
- 구매할 때: 잎채소는 2~3일분만 사고 후반부에는 단단한 채소나 냉동 채소를 배정합니다.
- 귀가 직후: 먼저 먹을 재료를 눈높이 칸에 두고, 오래가는 재료는 안쪽에 둡니다.
- 수요일 밤: 남은 채소를 확인해 볶음, 수프, 카레 중 하나로 전환합니다.
- 먹지 못할 일정이 생겼을 때: 고기와 밥은 바로 냉동하고 채소는 익혀 보관 가능한 메뉴로 바꿉니다.
수요일 5분 점검이 폐기를 가장 많이 줄였습니다
일요일에 완벽하게 준비하는 것보다 효과가 컸던 습관은 수요일 밤 냉장고를 5분 확인하는 일이었습니다. 잎 끝이 약해진 채소는 다음 날 첫 메뉴로 당기고, 두부의 개봉 여부와 고기의 소비기한도 함께 봤습니다. 금요일까지 버티기 어려워 보이는 재료는 그 자리에서 냉동하거나 익혔습니다.
채소가 남았다고 무조건 샐러드를 한 그릇 더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양배추와 당근은 달걀을 넣어 전처럼 부칠 수 있고, 애호박과 버섯은 된장국 재료가 됩니다. 토마토가 무르기 시작하면 볶아 소스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식용에서 가열용으로 용도를 전환하면 식감이 조금 떨어진 재료도 안전한 상태에서 알뜰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냄새가 이상하거나 곰팡이, 끈적임, 심한 변색이 보이는 식재료는 아깝더라도 먹지 않았습니다. 밀프렙의 목표는 남김없이 먹는 경쟁이 아니라 건강한 식사를 편하게 이어가는 데 있습니다. 일주일 장보기가 부담스럽다면 처음부터 7일을 채우기보다 신선 재료 3일분과 냉동·건조 재료 2일분으로 시작하는 편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 수요일에 남은 재료의 상태와 예정된 식사 횟수를 다시 맞춥니다.
- 잎채소는 샐러드에서 국이나 볶음으로 용도를 바꿉니다.
- 해동한 식품은 반복해서 얼리지 않고 가까운 끼니에 사용합니다.
- 상태가 의심스러운 식품은 맛을 보며 확인하지 않습니다.
- 매주 버린 품목을 한 줄로 기록해 다음 장보기 수량에서 뺍니다.

- 다음글AI 식단과 손으로 짠 밀프렙, 오래가는 쪽은 따로 있습니다 26.09.05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